21살 아들이 집을 나갔다. 아니, 여행을 갔다.
며칠 전 문득 애들 엄마(아내)에게 서울에 여행을 2박 3일 다녀오겠다고 했단다.
의견을 물어본 것이 아니라 결정을 하고 통보를 한 것이다.
아내는 불안해하고, 나는 다녀오라고 했다. 아내가 합의 한 선이 1박 2일이다.
대학을 선택을 했을 때도 수도권과 울산의 자동차 관련 학과에 입학할 수 있었지만, 집 근처 국립대를 선택했다.
부모로서 감사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남자라면 부모 곁을 떠나 자취라는 것을 해 보고 싶어 하지 않을까? 생각도 했는데...!
그때는 부모 곁을 떠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구나,라고 생각했다.
뜬금없이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고는 아침 6시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가버렸다.
사실 좀 불안했다.
성윤이가 초등학교 6학년 시절 독립심 키워주겠다고
혼자 버스 태워서 서울의 할머니 댁으로 보낸 적이 있었다.
그때는 버스터미널에 삼촌이 대기를 하고 있었음에도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
부모 마음이라는 것이겠지...
중/고등학교 시절 수련회 및 수학여행은 친구들 선생님들과 함께 가는 것이라 걱정이 없었다.
성윤이가 서울에서 보내온 사진이다.
4학년 선배와 만나기로 했다는데, 터미널 근처 스타벅스에서 약속을 했던 모양이다.
다음으로 보내온 사진이 별마당 도서관이다.
불안도 잠시였다.
이제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먼저다.
지방의 작은 도시를 떠나 대도시의 다양한 모습들을 경험하고 보고 올 것이다.
6월이면 군대를 간다.
이제, 스스로 삶을 살아가는 아들을 놓아줄 때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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